
작지만 훌륭해
성북동 공유주방 리틀 아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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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이유로든 고향을 떠나와 혼자 살아본 이들은 잘 안다. 작은 방에 싱크대와 주방이 있어도 고향 집처럼 음식을 해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대학가 근처 원룸촌에는 대부분이 주방을 겸하고 있다. 하숙이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작자가 이번에 집중하는 유형은 평범한 원룸을 기준으로 한다. 대부분이 하숙보다는 원룸에 살기를 택할 것이다. 비교적 삶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별히도 행동의 제약이 다른 주거 유형에 비해 덜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들의 대부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싱크대와 주방이 있다. 요리하고 먹고 치울만한 적당한 규모의 공간을 제공하려 하고 있지만, 실은 아니다. 이것들은 주방을 사칭한 공간이다. 실제로 이것을 써보려면 많이 불편하다. 설거지하고 그릇의 물기를 빼기 위해 올려두면 요리를 하기 위해 재료를 손질하는 공간은 없어진다. 계속해서 즉석에서 썰어 넣는 방법도 있지만, 모름지기 칼질이란 도마 위에서 해야 안전한 것이 사실이다. 음식을 한다고 해도 남는 음식물에 대한 문제도 생긴다. 잘 생각해보라 요즘에서야 편의점 같은 공간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음식 재료를 소분해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은 비싸고 종류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이런 공간이 종종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여러 대학로 근처의 판매점들을 찾아 가보아도 이런 것을 행하고 있는 공간은 극히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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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뿐만 아니라 1인 가구의 공간에는 많은 것들이 불능에 가깝다. ‘물을 받아 두고 목욕을 한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이불을 말린다. 환기가 잘된다. 방음이 괜찮다.’는 것과 같은 문장들이 그러한 것들이다. 이런 상황 속에 요즘은 차라리 방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들어 두고 기능적인 실들을 공유하는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생긴 지는 좀 됐지만, 실상은 대중적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런 맥락에서 기존에 있던 1인 주거의 유형을 만족시킬 만한 공간들이 있다면, 바로 공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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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 공유 주방 등 여러 종류의 공유 공간이 있다. 그중 오늘 다루는 이야기는 공유 주방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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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주방’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정말 위에 언급한 1인 주거 공간의 기능적 부재를 메우기 위해 1인 가구가 밀집된 지역의 한 공간을 시간을 정해 이용할 수 있도록 주방만 만들어둔 공유제 성격의 공유주방이 있다. 이 아이디어에서 파생된 2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늘의 공간과 같은 과에 속한다. 첫째, 코로나 시대에 늘어난 배달 수요를 이용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하루 중 특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들어가는 공유 주방이 있다. 두 번째,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좀 더 프라이빗하고 다 같이 덜 불편한 상황 속에 그 경험을 즐기기 위해 마련된 공유주방. 오늘의 공간은 두 번째 유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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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된 첫 번째, 공유주방은 뉴스에서도 익히 접한 공간이다. 그러나 원본의 유형과 파생 두 번째 공간은 그러하지 않다. 두 번째 유형의 잘 준비된 공간은 오늘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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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선 한성대입구역에 내려 북쪽으로 10분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따뜻한 집이다. 언덕이 많은 성북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담은 공간이다. 옹벽 위에 올라탄 오래된 가옥. 1936년에 지어진 목조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공간의 외부에서 바라보는 정면의 붉은 벽돌 타일과 우측면에 나무로 된 외장은 사뭇 따뜻한 공간임을 직감할 수 있다. 그러나 들어가는 문과 달린 슬라이딩 도어 모두 최신식이다. 안에 들어가 보이는 것은 오래된 목구조 안전을 위해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보강구조물들이 보이지만 않는 것보다 눈에 띄는 것은 천장과 주방이다. 주방의 공간은 겉보다 더 화려하다. 인덕션 위에 달린 환기 기계, 안 주방에 준비된 가스레인지, 에어 프라이기, 큰 냉장고, 캡슐 커피머신과 각종 조리도구 그리고 여럿 주방용품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 심지어 칼도 빵칼 빼고는 종류별로 있다. 그릇은 공간 한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 다양하고 이쁜 그릇들이 준비되어 있다. 규모로 보아 한 번에 15~20명 정도는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주방의 면적을 보아 한 번에 그 정도 인원이 식사하려면 특별히 미리 준비된 음식을 조리하며 옮기는 식의 음식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시국이 시국인 만큼 지금은 4인만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바뀌는 방역체제에 따라 작자가 이용했던 날의 규율과는 조금 달라지겠지만, 한 번에 음식을 내어 같이 식사할 수 있는 최대치는 8-10명이 최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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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 위와 같은 공간은 1인 주거 공간의 기능적 부재를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지만 좀 더 잘 갖춰진 주방 환경을 제공한다는 맥락에서는 같은 유형의 공간임이 틀림없다. 이 공간은 이용하는 이들은 특정지를 수 없지만 이러한 공간이 있다는 것조차 잘 모르는 이들이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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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시대에 이런 유형의 공간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함도 있겠지만 1인 크리에이터들이 요리 콘텐츠를 찍거나 혹은 미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일회성으로 이용하기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은 시대의 요구에 긴밀하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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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유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던 것처럼 변화한 시대에 새로이 등장한 공간임을 알리며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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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시대를 반영한 공유주방 성북의 작은 오두막 리틀아씨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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