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은 원형으로부터 : 조건의 핵폭탄

inc coffee 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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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빈 사이를 뜻한다. 이것은 빈 사이에 공간을 기획하는 공간가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맥락이다. 기본적으로 땅이 가지는 환경적인 조건을 고려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이 ‘빈 사이’에 걸려있는 조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조건이라는 것에는 몇 가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땅’이 있다. 크게 보았을 때 땅이 가지는 기후적 조건 및 모양, 도시적 맥락 속에서 이 위치가 가지는 이면의 가치, 그리고 경제적인 땅의 가치와 땅 위에 숨겨진 각종 법규가 건물을 짓는 데 있어 조건들을 제시한다. 그 외에 건축주의 요구사항과 지역주민들의 실질적인 공간 이용의 형태도 그 조건에 속한다. 공간가들은 이러한 조건을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찾아내고는 그 순간 상상력을 발휘 할 수 있다. 같은 조건의 땅을 주어도 공간가들마다 다른 해답을 내어놓는 이유이다. 이런 원리를 통해 현상공모[지어질 건물의 기준을 주고 좋은 설계안을 내어놓는 회사에 설계권을 주는 컴피티션]라는 것이 작동한다.

그렇기도 하지만 오늘의 공간처럼 본디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고 그 건물이 가지는 조건에 땅의 조건을 더해 공간을 기획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조건의 ‘핵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어진 건물과 비어있는 땅의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하게 해 새로운 공간을 기획하는 것. [고난도의 설계인 만큼 더 비싼 설계비를 받게 되어있기도 하다.]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원본 건물이 있기에 새로운 것이 나올 여지는 더욱 충분하다. 구와 신의 조화는 역사상 많은 문학에서 계속해서 이야기될 만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수용하고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몰랐던 건물이며, 오래되어 관심조차 없던 곳을 어떻게 남겨둘 것인가?그리고 그것을 현대에 맞게 잘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언어를 쓸 것인가?이것은 조건이 많은 만큼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 상상력이 솟아나기도 한다.

오늘의 공간은 공장이었다. 여러 가지 조사를 해본 결과 ‘도어락’을 만드는 공장이었다.중장비를 필요로하는 공간은 아니었다. 재미나다 본디 있던 공간은 평범한 형태이다. 정직한 직사각형을 쌓은 건물. 지금은 그 부분이 커피 공장으로 바뀌어있다. 거대한 로스터 기계가 들어오며 과거 공장이었다는 것을 일부러 알리려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빈 땅 위에 지어진 원형의 공간이다. 원형[공장]의 골조는 대부분 남겨두고 있지만, 이 원형[동그란]의 공간은 새로운 구조들이 들어와 있다. 동그란 형상의 공간은 중심에 얕은 천을 주고는 계절을 받아들이고 있다. 가을의 따가운 햇빛이 들이치며 원형의 공간에 빛을 전체적으로 전달한다. 얕은 천을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고 빵을 즐길 수 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이곳도 본디 공장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다. 원래 있던 구조를 건드려 들쑥날쑥하게 날것의 형상들이 커피 스테이션 머리 위로 보인다. 매력적이다. 계단실은 본 벽들을 남겨두고 넣느라 유리창 너머로 오래되어 보이는 벽들이 4층까지 같이 올라간다. 2층에서도 원형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조경이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원형 공간의 옥상에서 계절을 즐기며 여유롭게 커피를 할 수 있는 공간. 인상적이다.

3층의 공간도 마찬가지다 원형 공간을 직접적으로 즐길 순 없지만 ‘원형의 공간[공장]’이 이 ‘원형’을 둘러쌓고 시각적으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옥상층도 마찬가지이다.

‘원형’을 살려가며 어떻게 공간을 이용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한 공간이 ‘원형’의 공간을 층마다 달리 이용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어찌 보면 위트있는 설계자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 이 공간은 구와 신의 조화를 통해 그리고 공간의 잔상과 현상에 조화를 통해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분명 새로이 작업함에 있어 본건물의 구조적 한계와 빈 땅의 법규적 사항들이 까다로이 굴었을 것을 생각하면 작자는 이 공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조건을 이겨낸 상상력으로 위트와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는 공간. 이곳에서의 시간은 가을날 첫 주말에 만나 인상적으로 남았다.

이곳은 원형을 살린 원형의 공간 inc coffee 가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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