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은 시간이 만들었다
백제브라운핸즈, 창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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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난 현상입니다. 한국의 카페 판을 보거든 시기별로 뜨고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어떨 때는 ‘일본’ 같은 카페가, 어떤 시기에는 ‘동남아’다운, 어떨 때는 ‘한국’적인 또 어떤 시기에는 ‘유럽’다운 공간들이 ‘핫플레이스’라는 칭호를 달고 시간을 태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아무래도 유럽인 거 같습니다. 우리는 유럽을 오래전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 건축적 양식과 멋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런 문화를 가지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사람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그걸 지켜온 시간이 만든 것입니다. 분명히도 그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과 대중의 관심이 있었으며, 건축이라는 학문적으로 봤을 때도 어떤 것을 지켜내고 새로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양식은 겉만 따라 한다고 따라오는 것이 아닙니다. 감히 모방하기 쉬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도 여러 유럽국가 처럼 지키고 바꿔가며 이용 할 수 있는 공간은 있습니다. 그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오늘의 공간 되겠습니다.
1927년 지어진 부산 최초의 근대식 건물, 구 백제병원. 이 병원은 27년 폐업 이후 중국인에게 팔려 잘나가는 중국집이 되었다가 1942년 일본군 장교의 숙소로 이용됐습니다. 1910~1945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이 건물이 지어진 배경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6년 뒤면 100살이 됩니다. 그리고 근대적 양식이 담긴 건물이면서 나름의 유럽적 모멘트가 들어있습니다. 일본은 유럽건축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들이 한국에 들어와 만들어낸 양식이 확실한 유럽의 양식이라 전할 순 없지만 나름의 한국 상황에 맞는 해석을 들여와 만든 양식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지금 2021년에도 잘 보전하는 방법은 분명 ‘현대의 상황에 맞춰 잘 쓰는 것’뿐 입니다. 공간은 사람이 들어와서 쓸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지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쓰지 않는 물건은 죽은 상태로 형태만 유지할 뿐 그 안으로 문화적 싹을 틔우는 역할은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분명 아픈 역사가 서린 공간일지라도 그 기억을 기록하며 딛고 일어났을 때 그것을 승화하는 방법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구백제병원은 지금 부산에 우리만의 색을 활짝 피우고 있습니다. 카페로 또 책방으로도 잘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은 오래전 나무로 만들었던 그리고 공간의 프로그램이 바뀌며 생겼던 흔적들을 적절히 살려 지금에 맞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100년 가까이 된 공간이지만 안은 깔끔합니다. 그러나 꽤 나이가 든 재료들의 겉모습은 감히 인간이 만들 수 없는 무게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공간의 이용이 이 낡고 오래된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한국의 유럽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간’과 현시대 대중들의 ‘관심’만이 이것을 해낼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앞으로도 공간이 새로운 생명을 끊임없이 이어나가 그 시대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길 바라며 공간을 소개합니다.
이곳은 부산역 앞, 한국의 유럽이자 국가등록문화재 제647호 백제브라운핸즈, 창비부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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