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선린동 차이나타운 ㅊa (카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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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1910년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오기까지 무수히 많은 열사와 의사 그리고 민족 모두가 자유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오늘의 공간은 그 자유를 위해 싸운 ‘경계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당시의 화교, ‘중국, 대만, 한국, 일본’ 모두로부터 외면 받던 이들이다. 그래서 그들을 ‘경계인’이라 부른다. 그들은 1910년대 초 인천에 둥지를 튼다. 오늘의 공간은 1919년 그 화교인 중 한 명, ‘사축삼’이라는 이가 잡화점으로 시작하며 지어진 건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이 침략자 일본을 몰아내기 위해 이 땅에서 함께 싸웠다는 것이다. 이 건물의 이름은 ‘복성잔’이며, 항일 테러 활동을 위한 조직 ‘일동회’ 21명의 비밀 아지트로 활용되던 공간이다. 광복이 오기 4해전 그들은 항일 테러 조직을 만들고 사제폭탄을 이용해 일본군 군수공장이나 일본군 주요시설들을 폭파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43년 모두 잡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이다. 자신의 땅도 아닌 이곳에서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라졌던 그 이야기는 2022년 3월, 80년 넘게 발견되지 않았던 일본 경찰의 ‘심문보고서’가 발견되며 알려졌다.
이해관계를 떠나 ‘경계인’도 ‘우리’도 단지 ‘자유’를 위해 싸웠다.
그런 역사적 가치가 가득한 이 공간은 차이나타운을 둘러보면 몇 남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관광명소로 이름값을 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코로나 이후 그 영광은 사라진 지 오래다. 더군다나 과거의 것들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들도 많이 없다. 그러나 이 공간은 지켜낼 가치가 충분하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 진 곳이 아니라 항일투쟁을 하기 위해 개인의 사유재를 공유하며 쓰였던 ‘투쟁’의 공간인 만큼 이것을 지키고 앞으로 함께하는 것은 작자의 생각에 옳다. 더군다나 이런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간은 마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보여지는 것으로 끝나선안된다. 오래된 찻잔은 차를 우려내지 않으면 금이 가듯 공간도 계속해서 생명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 이 시대의 사람이 과거의 공간을 경험하고 현대의 즐거움도 경험하며,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어야만 이 이야기가 몸으로 정신으로 이어져 갈 것이라 믿는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곳이 되는 거다. 공간은 그렇게 존재로 우리에게 사실을 전해준다.
지금 사라진 영광에 점차 과거의 공간들이 사라지는 이 도시조직에 운 좋에 남아 있던 오늘의 공간은 ㅊa 라는 브랜드가 발견하고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어찌 보면 이 브랜드가 이 공간에 들어온 것은 지당하다. 침략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즘은 문화를 지키는 싸움이 치열한 시대이다. 그 시대에서 ㅊa는 한국만의 것들에 현대적 감상을 더해, 전통문화의 지킴이이자 알림이로 활약하는 브랜드이다. 과거 ‘설화수’라는 동일한 맥락을 가진 코스메틱 브랜드와 협업을 할 만큼 그 입지는 알아주는 브랜드이다.
ㅊa는 과거의 사실들을 전할 수 있도록 요즘의 것들을 가져와 공간을 꾸려둔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브랜드라 이곳이 ‘카페’임을 알 것이다. ‘달고나’나 ‘술빵’ 등.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한국 전통의 다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해주는 브랜드. 그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카페를 공간에 대려온다.
단, 공간의 본 모습을 최대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며 말이다. 1919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103년이나 된 건물이 멀쩡할 리 없다. 그러나 과거의 흔적들을 가능한 남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다. 공간의 입면은 가급적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그리고 본의 모습과 흡사할 수 있도록 하나의 도료로 통일시켜둔다. 쓸 수 없게 된 창은 걷어내야 했지만 그래도 기능을 떠나 쓸 수 있는 곳이면 그대로 남겨두거나 출입구로서 활용한다. 과거의 사진을 통해 확인한 이 건물의 얼굴은 대체로 남아있다. 그 시대 이곳의 공간적 양식이 남겨진 샘이다.
더군다나 벽은 어떨까? 벽돌로 쌓아 올려진 지 100년이 넘은 건물 벽면이 성할 리 없다. 천장의 구조도 이제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1층을 보면 이곳은 사람 머리까지만 새로운 벽면을 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천장에는 남겨진 나무구조 밑에 다시 철골로 보강을 한 흔적도 보인다. 철골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하얀게 둘러 마감하고 그 격자는 자연스럽게 액자가 되어 구조가 전시물처럼 보존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과거의 바닥마감이 그대로 붙어있다. 동시에 2층의 천장의 오래된 목구조는 그대로 남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층의 벽도 동일한 방식으로 과거의 흔적들을 머리 위 라인에서부터 보여준다. 그 흔적을 잘 읽어보면 어딘가는 1층의 출입구과 같은 아치형 창문이 달려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층의 마지막 방은 기록에는 있지만 사라진 뒷 정자는 영원히 사라진 만큼 그 과거의 기능을 이어받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실로 구성되어있다. 과거 정자가 가진 기능과 동일하지만 그 모습은 아주 현대적이다.
끝으로 이 공간의 지하는 현제 ‘무작위’와 샵인 샵의 개념으로 팝업 쇼룸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도 괜찮은 전경을 바라보며 식음료를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이 공간은 이제 과거의 모습 위에 현대적 감상을 덮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자유’를 위해 투쟁하던 공간에서 ‘문화’를 위해 투쟁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새로 생긴 공간이 역사적, 공간적 가치를 품고 잘 정리되어 민간에서 이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 만큼 작자는 이 공간이 그리고 이 브랜드가 보여줄 앞으로의 발자취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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