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카페? 건축? 도로? : 신종의 출현

누데이크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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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ed Purposed Program
[ 최소 공간의 장면이 한 공간에 2개 이상인 것을 말한다. 카페와 서점이 같이 있는, 카페와 안경점이 같이 있는 등. 다양한 유형들이 있다]

이런 공간은 사실상 방문해보면 안경점과 커피숍이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이지 그 장면 자체가 합쳐져 새로운 공간의 장면을 만들지는 않는다. 물론, 종종 아름다운 합일점을 찾아 카페인지 꽃집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새로운 공간의 장면을 만드는 곳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유형이 아주 독특하다.

미술관과 카페 그사이의 경계를 새로운 공간으로 구성해 뒀다.

이곳은 말 그대로 미술관의 영역과 카페의 영역이 한 공간에 함께 나누어 쓰는 것이 아니라 카페가 미술관이자 미술관이 동시에 카페이기도 한 완벽한 하이브리드형 카페이다. 그리고 재미 난 점은 미술관의 동선을 따르지도 그리고 카페의 바닥 구성을 따르지도 않는다. 입장을 하기도 전부터 현대 미술품 같은 공간의 얼굴. 이것은 건축에서 ‘입면[ELEVATION : 건물을 4방 면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것을 말함]’이라고 한다. 기하학적인 직사각형 안에 강렬한 붉은색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포토제닉한 입구가 있다. 그림 같아 보이지만 건축물로서 공간적 기능을 하는 입구이다. 그리고 바닥을 보면 더욱 재미난다. 의도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의 패턴 또한 기하학적인 형상을 띄고 있다. 색색깔의 원형들이 특정한 형태를 보이고 파생되어 나간다. 특히나 도로에서 패턴을 그려 넣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행정적으로 도로 면에 패턴을 그리는 일은 건축담당자 만이랑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경찰서의 행정부서와도 협의가 진행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뒷이야기를 이 바닥에 더하고 나면 이 건물의 얼굴과 바닥 패턴이 보여주는 장면이 조금 더 근사해 보인다.

직사각형 회화적인 공간의 얼굴과 땡땡이 패턴의 도로가 만나 공간의 진입 전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입장. 이곳의 쇼케이스는 입장과 동시에 보이는 작품이다. 아무리 보아도 미술작품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테이블 위 작품 밑에 가격이 씌어있다. 작품인 듯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맛보게 되는 ‘디저트’이기도 하다. 그 테이블 옆 선반에서 주문서에다 원하는 ‘작품’이나 ‘디저트’의 이름과 수량을 적는다. 이 쇼케이스에 혹은 단상에 올라간 디저트 아니면 작품의 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도 아리송하다. 이런 아리송함을 넘겨짚고 주문서를 완성했다면 미술 작품들 속을 파헤쳐가 스테이션에서 주문을 할 수 있다. 카페의 테이블도 보이지만 공간의 무게를 잡고 있는 것은 거대한 원형 테이블이다. 이것 또한 다양한 작품들이 올라서 단상인지 테이블인지 쉽게 명명하기 어렵다.

그런 만큼 새롭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이것을 지칭하기 위해 단어를 만든다. 언어라는 것 자체가 사회적 약속이다. 우리는 ‘삼다수바’를 ‘얼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인터넷상의 밈이 내포하는 의미다. 이렇게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감이 안 오는 공간이 나왔다는 것은 나에게 아주 새롭게 다가온다.

이 공간을 줄글로 설명하는 와중에도 이곳을 카페로 설명해야 할지 미술관으로 설명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예술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 물론 약속을 통해 앞으로 이런 유형이 나온다면 어떻게 부르자고 결정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냥 이 공간 전체를 순수예술로 바라보며 느끼고 싶다.

각자 다르게 느끼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곳은 미술관? 카페? 건축? 도로? 예술?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데이크성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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